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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CTION AISA 2024 후기 (정션후기)

by jerry_kang 2024. 8. 20.

국내에서 꽤 규모가 큰 JUNCTION AISA 2024에 다녀왔다 대회의 존재 여부는 작년에 알고 있었지만 기간을 놓쳐서 내년을 기약하며 팀을 모집하였다.

작년 11월에 ABB 해커톤에서 우승했던 팀원들이 있어서 그 팀원들 그대로 나가고 싶었다. 개발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함께 무언가를 만들고 고민할 때 즐거운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2024는 작년과 다르게 경주에서 진행되었다. 부산이었다면 바다 구경도 할 생각이었는데 아쉽게 되었다.

대신 멋진 황룡사 9층 석탑 뷰를 즐겼다.

Day1

첫날은 늦게 모이기도 했고 해커톤 주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었다.
공식 언어가 영어라서 모든 세션은 영어로 진행되었고 최근에 영어 공부를 조금 한 덕분인지 문맥은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종종 있어서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랙은 3가지가 있었다.
작년에는 5가지 정도 있었던 거 같았는데 선택권이 많이 좁아졌다.

  1. 경상북도 Mommy-talk
    임산부를 위한 어플리케이션을 참고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
  2. POSCO-holdings
    택시 에 IoT 센서를 달아서 수집한 도시정보를 통해서 포항시를 위한 서비스 개발
  3. Apple Academy
    DO GOOD (?)

우리 팀이 느끼기에 1번은 깔끔한 앱을 만들어야 하며 개발적인 노고를 높게 보지 않을 것 같았다.

3번은 발표를 듣고도 좀 멍했다. 진짜 `DO GOOD` 이것 말고는 생각이 나지를 않았다. 아마 해커톤 안에서 스케줄이 따로 정해져있는 멘토링 기반 트랙 같았다.

우리팀은 아래와 같았다.

이름 기술스택
팀장(나) Frontend, App, Design
영환 Backend, Infra, 기획
채원 Backend, Infra
지오 Ai, ML engineering
윤서 Backend, 발표

내 기술 스택에 디자인을 넣기는 했지만 나는 원래 디자이너도 아닐뿐더러
예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다. 그래서 디자인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1번이나 3번은 피하고 지오의 능력을 최대한 잘 살릴 수 있는 2번으로 가기로 했다.

Day2

총 3일을 진행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첫날은 호텔 숙박권을 제공받았다. 원래 첫날도 늦게까지 개발해 볼까 했는데 체크아웃이 11시라는 소리를 듣고 2시에 바로 자러 갔다

아이디어 구체화

인공지능을 더한 서비스의 기획이기 때문에 아이디어 측면에서 내가 많이 활약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나는 최근에 개발 쪽을 많이 하지 않아서 최신 기술이나 동향에 약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갈피는 지오에게 맡기고 나는 다년간의 해커톤 경험으로 일정 관리와 방향성 확립에 힘을 썼다.

내가 모든 대회를 다녀본건 아니지만 크고 작은 대회를 10번 이상 나가봤던 경험으로는

1. 첫째로는 아이디어 구상 시간을 아까워하지 말것
이게 진짜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훌륭한 아이디어가 먼저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구체화 시킬 수 있는 시간도 충분하고 더 완성도 있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두루뭉술하거나 자신도 확신이 잘 들지 않는다면
그대로 진행하는 것보다 여러 번 더 생각하고 진행하는 게 더 좋다.

해커톤은 우리도 촉박하게 개발하지만 심사위원도 촉박하게 심사하기 때문에
한 번에 빡! 오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들었을 때 혹 하는 느낌이 있고 이후에
곱씹어서 생각했을 때 좀 아닌 것 같더라도 처음에 오는 첫인상이 제일 중요하다

기획의 완성도나 전부 개발했는지 여부는 수상에 그렇게 크게 영향이 없다.

2. 팀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주제로 갈 것
회사나 조직에서는 이익이라는 목표 내에서 정해진 일을 처리하는 게 보통이다. 그 때문에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도 업무라는 이름 아래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해커톤은 즐기러 온 것인데 연차까지 소모해서 와서 또 일을 하고 있으면 그것만 한 낭비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있어서 수상할 것 같더라도 다른 팀원이 역량을 크게 발휘하지 못 하는 아이디어들은 모두를 위해서 조금 수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멘토링

우리는 처음에 택시 데이터를 활용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정말 한참 고민했다. 밖에 나가서도 이야기하고 안에서도 한참 토론했다.
포인트를 잡은 부분은 포항은 서울과 다르게 설치되어있는 CCTV 가 많이 없다는 것이다. 아마 예산 문제도 있을 것이고 인구 밀도에 비해서 도시가 크기 때문일 것도 있다. 그래서 이미 물체 인식 카메라가 내장 되어있는 택시를 활용해서
탐사되지 않은 구역에 시 지자체에서 배차를 내서 택시에 탐사해서 정보를 갱신해 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를 활용해서 실종아동이나 치매 노인 찾기도 가능할 것 같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핵심은 정보의 실시간성이며 갱신해야 하는 구역을 우리가 알고리즘으로 안내한다는 지오의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멘토링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우선 비용에 관한 문제가 언급되었다.
택시 배차에 관한 비용도 그렇고 그 지역을 먼저 탐사해야 하는 사유가 타당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POSCO 기술자분께서
모든 지역을 실시간으로 갱신하는 건 어렵지만 한 달 정도면 포항시에 있는 대부분의 구역들을 택시가 돈다는 것이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으면 모든 구역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과 타당성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고 그 자리에서 아이디어가 하나 나왔다.

민원처리와 택시가 종합해온 거리데이터를 기반으로 거리 유지보수 민원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지않을까?

정말 느낌이 딱 오는 생각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멘토 분들도 놀라셨다.
포스코에서 다음 연도에 진행할 예정이었던 기획을 정확히 이야기한 것이다.
날카로운 친구라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고 흐뭇하게 자리로 돌아갔다.

기획의 확정

자리로 돌아왔을 때 이거다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처음에 들었을 때 느낌이 딱 오는 시나리오와 당위성, 개발가능성의 퍼즐이 한번에 보이는듯 했다.

하지만 걸리는게 있었다. 이렇게 하면 인공지능 파트가 할 일이 아예 없다는 것
인공지능 개발자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렇게 진행하면 결과가 정해져있는 기획이라서 무언가 새롭게 기술적으로 디벨롭 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위에서 언급했던 2번 규칙대로 모두가 즐길 수 없다면 안 하느니만 못 하기 때문에 나는 과감히 내가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포기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인공지능을 합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다시 생각하자고 말했다.

주변의 도움

인공지능쪽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동안 나는 도원이랑 전화를 하러 갔다.
아이디어 구상 부분에서 분명 내가 놓치고 있는게 있는거같아서 내가 아는 최고의 PM이자 기획자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사실 기술적인 매력도 보다는 정량적인 AS IS - TO BE 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어떤 기술을 썼느냐보다 이 솔루션으로 얼마만큼 이익이 증가하는가

이게 세일즈의 핵심이다. 곱씹어 볼 수록 맞는 말인 게
간단하게 생각해서 내가 최근에 구매한 IoT 전등을 예로 들면
여기 들어간 기술은 쓰다 보니까 체감이 되는 것이지 최초 구매동기는
내가 편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그리고 기대감과 확신은 보통 정량적인 수치에서 비롯한다.

개발시작

돌아오니 인공지능 개발자가 멋진 아이디어를 들고 왔다. 택시의 실시간성은 버리고 한 달간의 데이터와 공공기관 자료를 종합해서 LLM을 통해서 질의할 수 있는 공공기관용 GPT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모두가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제작 과정

우리 팀에는 디자이너가 없다, 원래 참여하시기로 하신 분이 갑자기 서포터즈로 가셔서 내가 디자인을 해야했다. 하지만 프론트 개발도 내가 해야 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인공지능 툴을 써보기로 했다.

결과물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기본적인 디자인 기법이긴해도 나 같은 경우에는
머리속에 그려지는 UX 도면은 있어도 이 도면을 정확한 비율에 맞춰서 배치하는게 가장 시간이 오래걸리는 작업이었다.

인공지능 툴을 사용하면 Figma 파일로 바로 export 가능해서 배치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위에 나온 페이지를 바탕으로 내가 피그마로 조금 수정한 버전이다. 무료 Lottie 를 추가하고 Prime Color 를 설정해서 느낌을 다르게 주었다.


아이콘도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툴을 활용해서 제작한 도면을 바탕으로 내가 피그마에서 다시 수정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퍼블리싱도 인공지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미지를 인식해서 바로 뽑아주는게 가능하다.

사실상 기획만 있으면

기획(텍스트) -> 인공지능 디자인(Figma) -> 클로드(Code) -> 목업 결과물

 

이런 과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체감으로는 그냥 디자인하고 개발 할 때 보다 10배 정도 빠른 것 같다. 이게 잘 와닿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오랫동안 이정도 작업을 하는 대에는 얼마나 걸린다는 내장된 기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시대에 말을 타고 다니던 사람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사흘 정도 걸렸다고 하는데 지금은 KTX로 2시간 30분이다. 아마 조선시대에 살던 사람이 KTX를 타는 느낌이지 않을까

확실한 거는 이 모든 과정을 내가 컨트롤 하고 잘못된 부분은 수정하고 이어 붙일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Day 3

12시까지 발표 자료 + 데모 영상 제출이라 마지막날은 거의 못 잤다.
대화형 서비스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REST 통신으로는 부족했고
우리 팀원끼리 익숙한 Kafka 를 활용하기로 했다.

아슬아슬하게 연동을 완료하고 실제로 동작하는 부분을 확인했다.

이후에 연동 부분이나 코드 퀄리티는 해커톤에서 크게 신경 안 쓰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넘어갔다.

결과

최종적으로는 Surprising award(3rd) 을 수상했다.
솔직히 기대를 좀 많이 했는데, 돌아보니 연동보다 발표 자료나 피칭 퀄리티가 훨씬 중요한데 마지막에 전혀 신경 쓰지 못했던 점과
심사 요건에 전혀 맞추지 않았다는 부분이 생각났다.

여기서부터는 그냥 합리화이자 추측이지만 우리가 심사 요건에 전혀 맞추지 않고 제출 했기 때문에 개별점수는 낮지만 심사위원분들이 보시기에 인상 깊은 포인트나 흥미로운 부분이 따로 있어서 Surprising award 로 빠진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느낀 점

사실 느낀 점이나 깨달은 점들은 중간중간 글들에 많이 언급하여서 최종적인 평가를 하자면 많이 아쉬웠다. 상을 탔지만 딱 기본만 했다고 인정받은 정도?
절망도 환희도 아닌 애매한 중간에 걸쳐있어서 안도하기 쉬운 위치라고 생각이 든다. 비록 즐기러 가는 대회지만 이정도면 잘했지~ 하고 넘어가기 보다는
어떤 점에서 우리가 부족했는지 더욱 더 자세하게 알고 다른 대회나 프로젝트에 적용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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